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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진화

방하착과 착득거

방하착(放下着)은 선종사서의 통사(通史)인 <오등회원(五燈會元)> ‘세존장(世尊章)’에 흑씨범지(黑氏范志)가 합환(合歡)한 오동 꽃을 받들어 세존께 공양하자 부처님께서 범지를 불러 '방하착하라'고 말씀하셨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범지가 꽃이 가득 핀 오동나무 두 그루를 신력으로 뽑아서 부처님께 문안을 드리러 갔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놓아라" 하십니다.
그래서 나무를 놓으라고 하시는 줄 알고 오동나무 꽃을 놓았습니다.
또 “놓아라" 하십니다.
그래서 다른 오동나무 꽃도 놓았습니다.
또 “놓아라" 하십니다.
“저는 손에 놓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무엇을 놓으라 하십니까?"
“내가 그대에게 손에 들고 있는 그 꽃을 놓으라는 것이 아니다. 너의 육근의 감각을 놓고, 육진을 놓고, 중간에 육식을 놓아서 다시는 놓을 것이 없는 데 가면 그 때 네가 생사가 없는 곳에 가는 것이다."

방하착(放下着)은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아라, 또는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는 뜻입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온갖 번뇌와 갈등, 스트레스, 원망, 집착 등이 얽혀있는데, 그런 것을 모두 홀가분하게 벗어 던져버리라는 말이 방하착입니다.
중국 당나라 때 선승 조주스님이 말씀하셨다는 착득거(着得去)는 '지고 가거라'는 말로 방하착의 반대입니다.



공안집인 <종용록(從容錄)> 제57칙인 ‘엄양의 한 물건(嚴陽一物)’에도 방하착이란 말이 나옵니다. 세존과 범지와의 대화인데, 조주 선사가 재차 거론함으로써 더욱 유명한 말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엄양이라는 젊은 스님이 당대의 고승인 조주 선사를 찾아와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한 물건도 가지고 오지 않았을 때는 어찌합니까(一物不將來之時如何)”
이에 조주 선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놓아 버려라(放下着)”
그러자 엄양이 다시 물었습니다.
“한 물건도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놓아버릴 것이 무엇입니까?”
“그렇다면 다시 지고 가라.”이에 엄양 스님이 크게 깨달았습니다.


趙州因嚴陽尊者問    조주인엄양존자문
一物不將來時如何    일물부장래시여하
師云放下着          사운방하착
嚴云 一物不將來     엄운 일물부장래
放下箇甚麽          방하개심마
師云 伊麽則擔取去   사운 이마칙담취거
尊者大悟            존자대오




20기 공부. 영산회상 편집을 맡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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