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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주스님

명품의 가치를 가진 인생


  몇 달 전 법장사 대중스님들하고 도봉산을 등산하게 됐다. 하산 길에 등산용 소품을 파는 노점에서 등산용 손수건을 다섯 개를 샀다. 모두 합해서 개당 2천 원씩 만원을 지불하였다.
  나는 그때 20여 년 전에 유럽을 걸망을 짊어지고 여행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루는 프랑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평소 익히 들어왔던 상점이 눈에 들어왔다. 루이비통 매장이었다. 가방이나 지갑 등의 훌륭한 상품들이 진열되어있는데 가격표를 보자 움츠려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대개는 수백만원씩 하는 것들이었다. 그래도 기념으로 무엇인가를 하나는 사고 싶어서 손수건을 하나 집어들고 가격표을 보니 500달러 정도 됐던 것으로 기억된다. 결국 손수건도 포기하고 머쓱하게 가게를 나온 기억이 있다.
  사용하는데 별반 차이가 없는데 2천원인 손수건과 50만원인 손수건의 차이가 무엇일까.
  사람이 살아가는데 천한 취급을 받는 삶도 있고, 귀한 명품 취급 받는 인생도 있다.
  무엇이 천하고 무엇이 귀한 것인가.
  『숫타니파타』에는 사람의 귀하고 천한 것에 대한 말씀이 있다.
  하루는 부처님이 사왓티의 거리에서 음식을 얻기 위해서 탁발을 하고 있었다. 그때 불을 섬기는 바라문인 바라드와자가 부처님을 향해서 외쳤다.
  “엉터리 사문아, 거기 멈춰라. 이 천한 놈아, 거기 서라.”
  부처님은 바라문 바라드와자에게 말했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어떤 사람이 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오. 또 사람을 천하게 만드는 조건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는 거요?”
  바라문은 대답하기를, “나는 사람을 천하게 만드는 조건을 알지 못한다. 사람을 천하게 만드는 조건이 무엇인지 나에게 그 이치를 말해보라.”
  “바라문이여, 그대는 주의 깊게 잘 들으시오. 화를 잘 내며 쉽게 원한을 마음에 품고 남의 미덕을 덮어버리고 음모를 꾸미는 사람, 생명을 해치고 동정심이 없는 사람, 마음을 파괴하는 것을 일삼아 독재자로 불리는 사람, 남의 재산을 훔치는 사람, 빚이 있어 돌려달라는 독촉을 받으면 ‘당신에게 언제 빚진 일이 있느냐’며 발뺌하는 사람, 행인을 살해하고 그의 물건을 약탈하는 사람, 증인으로 불려 나가서 자기 이익을 우해 거짓 증언을 하는 사람, 친척이나 친구의 아내와 놀아나는 사람, 재산이 풍족하면서도 늙고 병든 부모를 모시지 않는 사람, 가족을 폭력으로 대하는 사람, 상대에게 불리하게 말하는 사람, 자기 잘못을 숨기는 사람, 남의 집에 가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으면서도 그쪽에서 손님으로 왔을 때는 예의로 보답하지 않는 사람, 사문에게 욕하고 먹을 것을 주지 않는 사람, 자기를 내세우느라 남을 무시하는 사람, 인덕이 없으면서 존경을 받을려는 사람,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 사문을 비방하는 사람, 이들이 바로 천한 사람이오. 그리고 깨닫지도 않았으면서 성자라고 자칭하는 사람은 우주의 도둑이오. 그런 사람이야말로 가장 천한 사람이오. 태어날 때부터 귀한 사람과 천한 사람이 정해지는 게 아니오. 다만 행위에 따라 천한 사람도 되고 귀한 사람도 되는 것이라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바라드와자는 공손하게 말했다.
  “훌륭하신 말씀이십니다.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주듯이, 덮인 것을 벗겨주듯이, 길 잃은 자에게 길을 가르쳐주듯이, ‘눈이 있는 사람은 빛을 볼 것이다’라고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쳐주듯이, 고타마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귀하고 천함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사람의 행위에 따라서 귀하게도 천하게도 되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은 사회나 국가라면 분명 잘못된 세상이다. 분명 시정되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 부조리한 사회다. 이것을 바로 잡는데 앞장서는 것이 불자들의 몫이다. 최소한 개선하도록 노력은 해야 부끄럽지 않는 불자라 하겠다. 이와같이 부처님의 말씀이 실현되는 정토를 건설해 나가는 것이 불자들의 사명이다.
  계급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흙수저’ ‘금수저’ 논란이 요즘 부쩍 부각되고 있다. 만약 아직도 사람의 귀천이 존재하고 있다면 이것은 인간의 탐욕의 소산이다.
  조계종단에서 스님들의 교육을 관장하는 소임을 본적이 있다. 그때 스님들의 교육을 통해서 ‘명품스님’을 양성해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명품의 가치를 지닌 인생을 가꿔보자. 나의 삶이 귀해지도록.

나무 삿 다르마 푼다리카 수우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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